태형 우등 (NHS) 상장.

2008-04-15

상당히 소극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내성적이었던 태형이가 드디어 애비와 형의 기질을 조금씩 나타내는 것 같다. 말 수도 적던 그가 요즘에는 완전히 떠벌이가 될 때도 있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피하던 그가 완전히 무대 체질로 진화 (혹은 퇴화)하고 있다.

며칠 전 학교에서 받았다고 나에게 전해 주는데 보니 우등 상장이었다. 이 정도면 얼마던지 부모에게 떵떵거리면서 밥 한끼 얻어 먹을 수 있는데 아무런 요구도 없이 지저분한 밥상 위에 휙 던져놓고 간다. 막내 동생인 은희가 이 상장을 받는 상황을 재현해 주는데 참 재미있었다.

며칠전 부터 학교에서 이 상장을 받는 아이들을 따로 모아서 전교 학생들이 모이는 날 수상식 때 입을 옷과 앉을 자리까지 지정을 해 주었단다. 그러나 태형이는 이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지라 참가도 안하고 그냥 전교 학생 모임에만 갔다. 교장이 이름을 부를 때 예상치 않게 제일 뒤에 앉아서 친구들과 잡담하다가 지저분한 옷을 입고 앞으로 나가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렸단다. 그 사이에 요즘 태형이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부는데 최고의 인기 학생이었던다…. 그런데 앞에 나가서 교장선생님이 주는 상장을 받고 악수를 하면서 자신이 너무 지저분하게 입은 옷과 또 늦게 나가면서 지연된 시간 등등 좀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교장을 꽉 포옹해 주었단다. 이것이야 말로 ENTP의 주형이를 보고 똑같이 배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