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개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 다윗왕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그의 소년시절에는 양치는 평범한 소년이었기에 당연히 개가 있었을 것이다. 이 개들은 목동인 다윗의 명령을 아주 잘 따랐을 것이다. 그 개들 외에 다윗에게는 또 하나의 개가 있었다. 이 개는 다윗에게 속하지도 아니하였고, 다윗의 말도 잘 안 들었으며 오직 본인 자신이 개라고 자신을 가리켜 호칭하였기에 다윗에게 개 취급을 받았을 뿐이다.

 

교회에 한 두 번 발을 들여 본 사람들은 물론, 교회를 전혀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잘아는 이야기가 있다. “다윗과 골리앗” 이란 재목으로 많은 연극, 영화 그리고 글이 쓰여졌다.  여러분들이 읽는 이 글도 그 중에 포함 될지 모르나 나름대로 전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골리앗을 분석해본다. 그는 군인으로써 갖추어야 할 많은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신체의 완강함과 전투에서의 경험은 당시에 그를 대적할 자가 전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맹장수였다.  반면에 다윗은 한낱 양치는 틴에이저뿐이었다. 전투에는 직접 참가 해 본적도 없고 그저 자기의 형이 군대에 나와 있는 동안 밥이나 배달하고 심부름이나 하는 평범하고 천진낭만한 소년이었다.

 

‘목동과 맹장의 대결’ 말도 안 되는 이러한 싸움에서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아는바와 같이 목동인 다윗이 이겼다.  이 성경 이야기가 하도 많이 알려지다 보니 세상에서 많은 일들이 이렇게 쉽게 만 생각이 되어 결과가 꼬이고 뒤틀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왜 바위에 계란치기 식인 이 싸움에서 목동 다윗이 맹장 골리앗을 이겼나? 생각을 해 보았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한낱 목동이 노련한 장수를 이겼을까?” 라고. 교회 생활하시는 분 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이 비슷하다. “하나님이 도와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혹은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내기 위하여” 등등 옳은 대답들이지만 뭔가 시원치 않은 대답들이다.  교회 생활을 안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만들어낸 이야기인데” 혹은 “재수가 좋아서” 등 별로 신통치 못한 대답들뿐이다.   나는 다르게 본다.  한편으로는 “하나님이......” 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하룻강아지 다윗이 범 격인 골리앗을 이긴 것에 대한 이유를 다윗의 경우만은 하나님께서 받으실 영광을 빼앗는 것 같으나 다른 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게 된 가장 합당한 이유는 경험에 의한 자신의 능력 평가를 제대로 했기에 다윗은 이긴 것이다.  다윗의 당시 직책은 양을 치는 것이었다.  목동의 직책을 제대로 수행 하려면 양을 해치려는 야생 짐승들, 특히 사자나 곰들을 물리치는 기술을 터득하여야 했다.  그 기술을 터득하기 위하여 다윗은 매일 매일 돌을 던져서 맞추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마음만 먹으면 10미터, 15미터 거리의 과녁은 백발백중의 돌 팔매질의 명수였을 것이다. 연습이 완전을 만든다 (Practice Makes Perfect) 라는 말을 많이 들어 왔다.  필자도 사냥을 수 년 다니면서 경험이 쌓이고 사격연습을 하다 보니 50 - 100미터 거리는 백발백중의 명사수다.   아무리 험한 멧돼지건, 사나운 곰이건, 엄청나게 빠른 사슴이건 마음만 먹으면 자신 있게 겨냥하는 곳에다 총알을 맞출 수 있기에 하룻강아지처럼 보이는 다윗의 자신감을 이해 할 수 있다.  다윗은 이미 사자와 그리고 곰과 싸워서 이긴 경험이 있는 자였고 골리앗은 고작 자신이 고백한 “개” 였기에 벌써 승패는 결정이 난 상태였다.

 

싸움 자체는 순식간에 일어나고 끝이 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피날레가 있기 전에 거쳐야 될 과정들이 있다.  이 싸움도 예외는 아니었기에 싸움 전에 일어난 사건 하나를 집고 넘어가야 될 일이 있다.  아무리 전직이 목동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이스라엘 나라를 대표해서 싸움터에 나가는 다윗을 위해 왕 사울은 자신의 군복과 장비를 다윗에게 입혔다.  왕이 입던 것이니 당연히 가장 멋있고 품위 있어 보이며 아마도 다윗이 평생 만져보지도 못했을 최상품이었을 것이다.   단 생사를 건 싸움에서 이런 최상품이 무엇에 필요한가?  다 체면 문화에 익숙한 노털들이나 필요한 것이지..... 생각해 보자. 그 무거운 갑옷을 입고 돌 팔매질을 할 수 있었겠나?  다윗은 유행을 따르거나 아니면 체면 따위를 지키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목동의 복장을 재 선택했다.  필자의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사냥터에서도 나처럼 초보자들이 최신형 장비를 찾아 다니지 진짜 꾼들은 지난 10-20년 동안 사용한 자기 몸에 맞는 싸구려 장총 하나면 못 잡는 게 없는 것도 아마 같은 이치일 것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다윗.  양치는 목동으로서 돌 팔매질에 도사가 되었기에 그 기술 하나 만으로 자신을 “개”라고 호칭하는 맹장 골리앗을 전에 죽였던 곰과 사자와 다름없이 물리쳤다. 

 

오늘날 우리도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와 도구를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보나?’ 식의 신경을 전혀 안 쓰고 우리 각자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얼마든지 적을 물리 칠 수 있다.  학생이면 주어진 기간 동안 최대한의 지식을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해야 되고, 직장인이면 주어진 직책에 따라 회사의 최대 이익을 위해 종의 자세로 충실히 일하고, 사업인이면 주어진 사업체를 최선의 방법으로 직원과 손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운영하며, 목사면 주어진 사역에 희생적으로 봉사하고 섬겨야겠다. 

 

만반의 준비된 자가 되어서 하나님이 기회를 주시면 언제라도 당당하게 나아가서 그 동안 단련한 모든 달란트를 십분 발휘하여 나에게 맡겨진 일을 화끈하게 감당 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