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죽음

 

개죽음을 당했다고 하는 표현은 그 삶이 비참하거나 특히 무의미한 죽음을 당했을 경우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표현은 많이 들어 본 반면, 그런 경우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비참한 죽음을 어떻게 설명하나 여러모로 생각하다보니 다음과 같은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한국에서 외할머니 댁에 가려면 버스에서 내려 1시간 가량 걸었던 기억이 난다.  한번은 항상 내리던 정류장을 놓쳐서 다른 길로 걸어 들어가던 중, 까만 승용차가 한 대 서있고 몇몇 도시 양반들이 술상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거기서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개를 나무에다 매달고 두드려 패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개고기로 보신탕을 만들려면 그렇게 두드려 패야 고기가 맛이 난다나... 막 몽둥이로 때리고 있는 것을 10분 정도 서서 구경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얼마나 처참하고 비참한 죽음인가. 목매달려 죽는 것도 불쌍한데 몰매를 수십 대씩 맞고 죽어야 하는  개죽음.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특히 구약시대 간음하다가(개 같은 짓을 하다가) 들켜서 동네 사람들에게 끌려 나온 여인. 예수님이 아니었으면 분명히 개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항상 의문인 것은 그때 같이 개짓하던 남자는 어디에?) 예수님이 죄 없는 자부터 돌을 던지라고 했을 때 모두 돌아섰다. 예수님께서는 개 같은 짓을 해서 개죽음을 당연히 당해야 할 개 같은 인간도 살려주신다.

 

또한 개죽음이란 표현이 사용되는 무의미한 죽음, 이것은 무엇인가? 옛말에 “범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다.  개는 이름도 못 남기고 또한 가죽도 남기지 않는다.(개털 모자를 위해 조금은 남길는지도)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사회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가리켜 이야기한다. 혹은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어서 제대로 쓴 사람. 새로운 발명을 통해서 문명의 발전에 이바지 한 사람.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연예인. 정치를 잘해서 잠시나마 세계 평화를 이룬 사람. 운동을 통해서 인간의 한계를 넘은 사람 등등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의 수는 전체 인구에 비해서 극소수인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커다란 업적이 없기에 모두 다 개죽음인가?

 

성경에서 찾아보니 너무나 반가운 부분이 나온다. 예수를 믿는 순간에 우리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된다고. 엄연히 이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게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이 영원한 책에 올라가는 경로와 방법은 참으로 쉽고 또한 무한히 어려운 아주 미묘한 것이다.

 

내 마음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남의 공로를 의지하여야 하고 또한 그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인정을 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사실 하늘에 별따기보다 힘들다. 사실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기에 여기에 예수까지 내 편이 되어서 변호를 해주고 그것도 모자라 궁극적으로는 그의 죽음에 의해서 내 이름이 그 생명책에 쓰여진다.  

 

범 가죽과 같은 계열의 세상 사람의 이름은 우선 잊어질 수가 있고 또한 왜곡된 역사에 따라서 한때는 좋은 이름이 한때는 나쁜 이름이 된다. 예를 들자면 우리 나라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대통령만 해도 어떤 이들에게는 최고의 대통령 또 어떤 이들에게는 죽일 놈이 된다. 이것은 꼭 옛날에 지나간 대통령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돈을 가지고 오든지 다른 사람에게 가야 할 돈을 나에게 돌려야 하기에 피해자가 항상 있게 마련인 것이다.

 

인도의 테레사 수녀의 경우는 정말 보기 드문 예외이다. 그러나 그녀보다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인도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간디이다. 인도를 영국의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게 한 영웅으로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인도 사람의 50%에게는 ‘천하에 죽일 놈’이란 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지도력을 넓히기 위하여 양반 상놈 제도가 없어지는 것을 막은 사람으로 지금은 다시 평가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인생에 목적이나 의미를 가지고 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서에 보면 분명히 써 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하늘에서는 우리를 향한 계획이 있었다고. 그 계획만 만족시키더라도 의미심장한 삶을 산 사람이기에 예수쟁이는 누구나 의미 있게 살게 되어 있다.

 

그러니 정말 개죽음을 안 당하려면

예수 믿고 깨끗하게 정직히 살며

생명책에 기록되는 것만큼

확실한 게 없는 것 같다.

 

나는 오늘 죽더라도 개죽음이 아니라고 호언장담 할 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