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빠진 개

 

멕시코에 온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일하는 장소에서 잠시 쉬는데 옆에 와있는 개 한 마리가 자신의 발을 계속 핧고 있었다.  그 개를 불러서 자세히 살펴보니 발톱이 빠져서 피가 나고 있었다.  그 곳을 계속 핧으면 아마도 깨끗하고 소독이 되기에 그렇게 하나 생각 됐다.  

 

짐승간에도 서로 치료방법이 다른 것인지, 아예 반대되는 경우가 있다.  가끔 취미 생활로 멧돼지 사냥을 가서 잡은 멧돼지를 몰이꾼 + 백정이 먹을 수 있게 가죽을 벗기고 원하는 고기 부위대로 잘라준다.  이 가죽을 벗기는 과정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부러졌다가 다시 붙은 다리뼈, 부상 당했던 자국, 또 심한 경우에는 살 속에 화살과 다른 사냥꾼이 쏜 총알 등이 종종 나온다.  물어본다 – 이 멧돼지들은 부상 당했을 때 어떻게 치료하느냐?   멧돼지들은 목이 너무나도 두꺼워서 개들처럼 혀로 핧지도 못하고, 재미있는 사실은 이 멧돼지들은 부상 (특히 외상)이 나면 더러운 구정물, 흙탕물에 들어가서 1주일이고 2주일이고 상처가 완쾌 될 때까지 가만히 들어가 코만 내놓고 숨만 쉰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신기할 정도로 온 몸이 다 회복되어서 나온다. (혹시 멧돼지들에게 인간들이 진흙목욕(MUD Bath)을 배웠나?) 

 이렇게 조물주가 각 짐승들에게 완쾌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셨다.  이 방법이 모두 우리 인간의 머리로써는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방법이기도 하고 또 서로 상반된 방법이기도 하다.  어떤 방법은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겨우 이해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방법은 이해는 고사하고 말도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게 병이 완쾌되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성경에 써있는 눈먼자의 눈을 고치신 예수 생각이 난다.  진흙(멧돼지 방법?)을 손에 담아서 침(개 방법?)으로 개어가지고 눈에 바르게 한 다음 씻으라고 (순종 방법?)말씀 하셨다.

 

어떤 이들은 예수의 침에 능력이 있다고 (어느 한 무식한 분은 예수가 동의보감을 쓴 허준 못지 않는 한의사로서 침(바늘)으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우김).  어떤 이들은 그 동네의 흙 내용물에, 어떤 이들은 진흙을 눈에 바르는 방법에, 어떤 이들은 순종했기 때문에 등등 많은 이론들이 있다.   사실 이 질문을 여러 신학자들 그리고 의사들에게 던졌을 때 돌아온 대답이 위에 나열된 이론보다 나은 것도, 다른 것도 별로 없었다.

 

나는 의사도 아니요 (신체검사는 평생 3 – 4 번쯤 받아 봤음) 그렇다고 신학자도 절대로 아니다.(매일 QT하는 것도 힘 들어 함)  그러나 나는 나름대로 확답이 있다. 절대로 의학에 의존한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신학적이라 할 수도 없다. 단 부분적으로는 신학적 바탕이 있는 이론이다.  

 

지난 20여 년간 주일학교를 가르치면서 많이 읽어온 예수님의 비유를 읽을 때 항상 “왜,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이 말씀을 하셨을까?” 를 찾으면 정답 비슷한 것이 나온다. 이번 예수께서 장님의 눈을 고치시는 방법도 이 경위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결정이 내려졌다.

 

우리 인간들은 모방의 동물이다.  다시 말해서 남들이 해 놓은 것이나 내가 해봐서 되는 것을 반복에 반복을 거쳐서 자꾸 연습함에 따라 전문직이 되고 또 그 모방과 반복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그 전문가의 가치가 주어진다.  한국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전문직인 변호사, 의사, 계리사 등 시험을 치르고 자격증 따야만 하는 업을 BUSINESS(사업)이 아니고 PRACTICE (연습)이라 한다.  한번 한 것을 자꾸 되풀이 하면서 전문성이 있어 보이고 한편으로는 일관성을 장려한다.  

 

이러한 인간들에게 만약 예수님이 병 고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상상해 보자 정말 가관일 것이다.  이러한 병 고침 없이도 가짜 예수가 많은데, 병까지 고치는 수 많은 약장수들이 너도 나도 다 ‘내가 진짜 예수다’ 라고 외치며 사람들을 유혹 할 것이다.   예수께서 병자를 완쾌하는 방법이 항상 똑 같았다고 해보자. 가지각색 이단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안수하는, 이스라엘에서 흙을 퍼다 쓰는, 어떤 일정한 사람의 침을 사용하는 등 방법만을 고수하는 이단들.  이러한 엉뚱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예수는 절대로 우리가 방법을 모조 못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가 이해 못하는 방법을 동원 하신 것이다.

 

개의 수준에 맞는 치료법이 있고, 멧돼지 수준에 맞는 치료법이 있고 또 인간들에게 맞는 치료법이 있듯이, 같은 인간들이라 하더라도 사람 하나하나가 다 다르기에 치료를 하던, 전도를 하던, 상황과 상대에 맞는 방법과 도구를 총동원 해야겠다.

 

하나님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동일한 하나님이시고, 그의 사랑과 가르치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우리 인간 각자에게 유일한 방법과 시간포착으로 관계를 형성하신다.   하나님의 가르침도 각자에게 적용이 다르다.

 

예수는 2000년 후에 산호제에 사는 이경석이란 자가 “하나님을 믿으려면 꼭 이 방법 대로 만” 라는 말을 할까 아시기에 미리 나를 혼돈케 해 놓으신 것이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대로 적용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