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영하는 사업체는
컴퓨터업이지만 우리 고객의
90%는 방역회사들이다. 이들은
벌레를 죽이는 사업을 하고
있다. 곤충뿐 아니라 쥐, 두더지,
너구리, 비둘기 등 자기 손님이
원하지 않는 모든 작은 짐승까지도
없애는 해결사들이다. 그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자연히
서당개 3년 식으로 나도 해충에
대해서 웬만한 것은 다 알게
되었다.
산호세 한복판에 살면서
우리 집만큼 애완동물이
많은 집도 드물다. 개로 시작해서
암탉, 거북이, 토끼, 새, 도마뱀
등 닥치는 대로 기르다 보니
어떤 때는 동물먹이를 사다가
제대로 보관을 못해서 온
동네의 쥐들을 사육하는
집으로 변하곤 한다. 우리
집에 수십 마리씩 모여 사는
쥐들을 아내는 없애 달라고
통사정이다. 그럴 때면 우리
고객들 최상품 쥐약을 가지고
오라고 연락을 한다. 저번에
가지고 온 쥐약은 상당히
비싼 것이었다. Secondary Poisoning을 막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쥐약이라나.
사실 한국에서도 많이 보아온
것이지만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고양이나 개가 먹으면
그들도 죽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죽었다 살아나는 고통을
겪는다.
미친개를
보고 광견병에 걸렸다고
하는데, 광견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의학적
명칭인 진짜 광견병(Rabies)이고
둘째로 인가에서 보는 대부분의
미친개는 사실 쥐약을 잘못
먹어서 괴로워하는 개를
보고 광견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입에
흰 거품을 품고 난리를 피운다.
진짜 광견병은 물론이고
설사 아니더라도 속에서
뒤틀리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정신 없이 뛰고 미친 짓을
하는 것이다.
이 미친 짓은 개들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요즘 미국 세상 돌아가는
것이 완전히 미친개들과
진배없다. 오늘도 퇴근길에
라디오를 듣자니까 플로리다주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나왔는데
보통 사람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판결이다.
미성년자 학생에게 학교에서는
아스피린도 부모의 허락
없이는 주지 못하게 되어있다.
학교의 간호사도 주지 못한다.
이번 판결에도 역시 부모의
허락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예외의
경우가 인정되는데, 이 예외란
미성년자 학생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을 경우 낙태
수술을 받는 데는 부모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단다.
한술 더 떠서 이번 판결은
부모의 허락도 필요 없으며
부모에게 연락도 못하게
하는 법안이다. 어찌된 세상인지
정말 미친개들이 날뛰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이것과는 관련이 없는
뉴스이지만 오늘 신문에
연구 기사가 나온 것 중 이런
것이 있다. 요즘 여학생들의
성장이 옛날에 비해 많이
빨라졌다고. 요즘은 9세가
되면 음모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성기능이 준비된다고. 따라서
나오는 뉴스는 들으나 마나이다.
어떻게 하면 미혼 미성년자들의
임신률을 낮출까. 정부에서
몇 억 달러를 들여서도 해결이
안 되는 이 문제. 요즘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콘돔 사용법을
가르치고 콘돔을 나누어
준다. 아무리 피임에 대해서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콘돔을 무료로 나누어 주어도
미성년자의 임신률을 낮추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서 대책이 있는가?
대부분의 교회들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우리 교회 학부모들에게
물어본다면 모두들 하도
순진하셔서 ‘우리교회 애들은
착하고 순진해서’ 라는 대답이다.
사실 우리교회에도 성교를
경험한 학생이 있고 임신을
해서 아무도 모르게 낙태
수술까지 받는 등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이슈는
보통 건드리지 않고 그냥
없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해결책이다. 강 건너 불 보듯
팔짱을 끼고 있는 부모님들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청소년
지도자들 나름대로 ‘순결
지키기 운동(True Love Waits)’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의 자녀를
이 세상 미친개에게 물리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미친개는
눈에 띄기에 대비가 가능하다고
치고 그러면 우리 가정에서는
청소년들이 과연 안전한가?
별 생각 없이 부주의하게
쥐 잡으려고 놓은 쥐약 때문에
그리고 Secondary Poisoning 때문에 영향을
받는 우리 아이들. 교회에서
주장하고 가르치는 많은
좋은 문화와 안전 수칙이
가정에서는 지켜지는지!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시간은 완전히
부모들의 책임인 것이다.
믿음이 좋은 분들은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라고
말씀하신다. 당연한 말이다.
단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모의
역할을 주신 것은 최소한
가정에서는 하나님 대신
우리의 자녀를 안전하게
기르라고 주신 것이다. 이
막중한 책임. 미친개들이
날뛰는 이 세상도 무섭지만
우리들 가정에서는 돈이
좀 더 들고 시간이 들더라도
좋은 쥐약을 써서 우발적
사고는 없어야겠다. 이 글을
쓰면서 내 앞에 있는 두 아들과
딸을 바라본다. 지금은 이런
글을 쓰지만 몇 년 후에는
어떤 글을 쓰게될지 마음이
무겁다. 내 책임이 더 무거워지는
것을 생각하니.... 주여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