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대통령

 

20세기가 저물어가던 때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이 터졌다. 현직 미합중국 대통령이 파면 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 장본인은 클린턴 대통령이며 법정에서 고의적으로 거짓 증언을 했기에 법적인 차원에서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며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공개 망신을 당하게 된 사건이다.

 

사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고 거짓말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다면 오히려 뉴스 거리가 될 요즘 세상 아닌가? 그리고 이 정도 거짓말 않는 목사 또한 어디 있으랴? 그러나 이 대단치 않던 사건으로 인해 국회가 투표를 하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SEX 문제이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그것도 자기 딸 같은 여자와 백악관 안에서 직무시간에 개 같은 짓을 하다니, 얼마나 망측스러운 일 인가?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역사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남자란 존재가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수놈이라면 암컷이 꼬리치는데 안 넘어가는 놈이 어디 있어?”라는 힐책에, 정말 성인군자, 부처, 무하마드, 예수가 아닌 다음에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기독교의 용서론을 동원해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지라” 하면 어느 누가 감히 이 개 같은 대통령에게 죄를 추궁하겠나?

 

내가 남자 때문이 아닌 애초부터 나는 이 일을 별로 대단한 이슈로 보지는 아니하였다. 물론 공화당원인 나로서는 민주당 대통령을 한번 정도 씹는 기회가 될지는 몰라도, 사실 이 개 같은 대통령을 개처럼 보게 된 동기는 더 일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들은 자기가 지나가는 자리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변으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 재선을 앞두고 임기 4년 동안의 대통령직을 마치는 입장에서 무엇인가 자신의 업적을 남겨놓고 싶은 심정은 이 개 같은 대통령뿐 아니라 어느 대통령이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니 대통령뿐 아니고 주지사, 상원의원, 하원의원, 그 외 모든 인간들 그리고 당연히 목사도 포함되리라. 자신과 그의 아내, 지금은 뉴욕 연방 상원의원인 힐러리 여사가 열심히 주도한 건강보험 안건이 무효화되고 그 외에도 많은 사회보장제도에서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그러나 경제만은 아주 좋은 상태에 있었기에 업적 쌓기에 바빴던 개 같은 대통령.

 

중동 평화 조약을 자신의 업적으로 돌리려고 하던 대통령. 무척 열심히 중개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 결과로 끝이 빤히 보이는 조약이지만 나름대로 맺어졌다. 이 빛 좋은 개살구 조약을 멋있게 포장해서 자신의 업적으로 공표하는 마지막 연설이었다. 이 연극 같은 무대에 능동적이든 피동적이든 참석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대표들에게 듣기 좋은 입바른 소리를 하기에 바빴던 대통령. 그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시작한 연설의 시작은 이러했다.

마태복음 5장의 산상수훈(Beatitudes)으로 시작된 연설 -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will inherit the earth.....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 임이요.....

 

서로 땅 따먹기 속셈으로 조약에 응한 이 두 지도자에게는 참으로 듣기 좋은 연설의 서론이었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들은 이 연설의 시작이 참으로 멋있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찜찜하였다. 차를 길옆에 대고 성경을 찾아보았다. 그런 구절이 없었다. 읽고 또 읽으니 감이 잡혔다. 마태복음 5장 5절과 9절을 짜집기 식으로 만들어 낸 그럴싸한 “내가복음” 식의 성경구절이 되었다. 이런 개 같은 대통령 같으니라고. 정작 도둑질할 것이 없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도둑질하는가!

 

이 일이 있기 며칠 전 알칸소에 있는 내 손님 Curry Pest Ctrl의 사장이 말해 준 것이 기억이 났다.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클린턴 주지사가 같이 다녔는데 성가대 연습 때는 전혀 안 나타나면서 주일 예배 때는 항상 목사님 바로 뒤에 앉아서 카메라에 잘 잡히는 자리는 맡아 놓고 그 자리에 선다고.

 

클린턴 너는 개 같은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