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인간의 차이

 

지나간 20세기를 대표할 미국 작가라면 누구나 Mark Twain을 꼽을 것이다. 그가 쓴 글들은 한국어로도 많이 번역되었는데 우스우면서도 의미심장한 표현을 많이 한 작가이다. 그렇기에 그가 쓴 글들이 미국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다. 그가 개에 대해서 한 말 중에 할 수없이 동의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따지고 싶은 문장이 하나 있다. ‘배고프고 헐벗은 개를 데려다가 풍요하게 했을 때 그 개는 절대로 배반치 않는다. 이 점이 인간과 다른 점이다.’ 아마도 ‘먹이 주는 손은 개도 물지 않는다’라는 맥락의 문장일 것이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나로서는 직원관리에 관한 책에서나 관련된 세미나에서 이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사용되는 의도는 직원들을 잘 대해주라는 좋은 말이다. 그러나 항상 그 이면에는 인간이 개만도 못하다는 암시가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 좋지만은 않은 문장이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은 문장에 동의해야 할 만큼 우리 인간들은 타락하였나? 어떤 그룹의 인간들이 행실이 못나서 아니면 어느 ‘개만도 못한 놈들’ 때문인지 따져보자. 

 

아직도 인간이 진화단계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믿는 동굴시대 분들은 여기서 아예 제외하고 최소한 조물주 혹은 창조주에 의해서 계획적으로 인간과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고 믿는 시각에서 이야기 해보자. 개와 그밖에 모든 짐승들은 태초부터 본능에 따라서 살게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자기를 잘 대해주면 사람이건 다른 동물이건 상대적으로 잘해준다. 다시 말해서 옳고 그름에 따라서가 아니고 좋고 싫은 것으로 치우치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에 대부분의 정상적인 개들은 잘만 해주면 금방 친해지고 주인의 명령대로 행한다. 

 

이 개를 창조한 같은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쓰셔서 본능 이외에 몇 가지를 더 첨가하셨다. 영이라는 것을 주셨고, 그 영을 감당키 위하여 옳고 그른 것을 알게 하셔서 나에게 좋은 것이라도 틀린 것일 때는 배척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셨다. 그리고 나에게 싫은 것도 옳은 것이라면 손해를 보고서라도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여 주셨다. 이것이 개와 인간의 차이인 것이다.

 

개와 그 외에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의 계획대로 살아간다. 그러나 성경에도 써 있듯이 오직 인간만이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산다. 여기에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어떤 일부의 집단이나 막말로 ‘개만도 못한 놈들’ 만이 아닌, 인간 모두(몽땅 다,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님의 법을 어기고 산다. 더욱 암담한 것은 창조주는 확실하고 정확하신 분이기에 법을 어기는 자에게는 죄값을 꼭 받아내고야 만다는 사실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들 외에 모든 피조물들은(개를 포함해서) 하나님의 순리대로 살기에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모든 환경과 조건을 누리면서 산다. 하물며 하늘을 나는 새들도 먹을 것과 살 집이 있고 들판에 나는 꽃의 아름다움은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인간만은 여기서 예외인 것이다.

 

창조주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인간들은 유독 하나님의 순리를 지키지 않는다. 또한 나에게 좋은 것을 추구하는 동물 본능에다 자유의지를 빙자해서 의식적으로 틀린 일도 마구 저지르는 정말 배은망덕한 개만도 못한 인간이 되었기에 환경과 조건이 우리를 괴롭힌다. 매일 어떻게 먹고 살아야 될지 앞이 캄캄하고 내 모습에 만족하지 않아서 성형수술로 이것 뜯어고치고 저것 뜯어고치고 처바르고 비싼 옷 맞춰 입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들판에 핀 꽃 한 송이만도 못한 우리의 모습. 감사와 만족을 모르는 이 삶 자체가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만족함이 없기에 순리에 어긋나는 일도 감쪽같이 해내고, 만족감이 채워지지를 않기에 감사함은 있을 수가 없어 또 다른 환경과 조건을 추구하는 끝없는 우리의 욕망. 아예 개와 같이 순리에 따라 간단한 것에 만족하고 조그만 것에 감사할 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나 자신을 돌이켜보아도 개만도 못한 인간처럼 산 적이 많다 보니 Mark Twain이 한 말에 대해서 반박도 못하겠다. 그러나 확신한다. 최소한 하나님의 순리대로 살면서 개보다 못하다는 소리는 면할 수 있게 살겠다고. 성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만드셨을 때는 개보다는 높은 차원에 살게 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영을 주셨다. 또한 자유의지와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게 만드셨기에 순리대로 살려면 희생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또한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감사하는 자세의 삶을 보여야 하겠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피조물인 인간으로서 억지가 아닌 능동적으로 벌써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주님을 위한 모든 일에 앞장서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에 Mark Twain의 높은 코를 납작하게 눌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