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의사

 

내 막내 딸의 이름을 해피(Happi)라 지어주었다.  언제나 항상 웃고 까불며 우리 가정에 행복을 가져다 주는 장본이기에 아내가 지어 준 별명이 되었다.  이 별명이 교회와 주위 한국분들이 항상 자신들이 기르던 강아지 이름이 “해피”였다고 하기에 우리 식구간에는 “멍멍이”로 통하는 막내 딸에게 가끔 물어본다.  이 다음에 커서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지난 몇 년 동안에는 수의사 (Veterinarian)가 되고 싶다고 한다.   아주 어렸을 때는 단어가 발음하기 힘 들어서 그랬는지 개 의사 (Dog Doctor)가 되고 싶다고 한 기억이 난다. 

 

우리 집에는 항상 동물이 있었다.  한 동안은 우리집 뒷뜰에 암탉3 마리, 큰귀 토끼 한 가족, 호주산 세파트 한 마리, 사막 거북이 한 마리, 금붕어, 도마뱀, 지프라 윈치 새 3-40마리 그리고 동내의 모든 쥐들과 두 마리의 파썸과 셀 수 없이 많은 다람쥐 등이  우리집에서 먹고 살았다.  아이들은 동물과 친하고 동물을 아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겼기에 개의사가 된다고 하였을 때 큰 반응 없이 당연하다 생각하며 지나쳤다.

 

점점 나 자신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애들에게 물어보던 질문을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무엇으로 내 인생에 정체를 명하고, 누가 나에게 (특히 예수가) 무엇을 하냐고? 물었을 때 간단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난 22년간 몸담아 왔던 A&K Computers, Inc. 가 내 인생의 전부인가?   당연히 그 사업으로 인하여 온 가족이 먹고 살고 또 나름대로의 사역도 이 A&K를 통하여 이루어졌기에 이런 쪽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 뿌연 대답이 나온다.

 

요즘 Silicon Valley에 또 한 번의 경제 침체소문이 떠돌아 다니는 분위기다 보니 주위에 몇몇 또래 분들이 아주 딴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도 하고 또 다른 직종을 찾기 위해 많은 문의가 들어온다.   또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해도 마땅치 않은 직장이기에 아니면 그나마도 없어서 아무 일이나 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이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뭬 되고 싶니?” – 대답들이 시원치가 않다.

 

시원치 않은 대답을 하는 사람들 중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직업(Job)을 찾고 크게 보면 직종(Career) 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들에게는 천직(Vocation)이라는 단어가 아주 촌스럽게 들리기 까지 하는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 1960년도 전까지만 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천직을 중요시 여겼고 그 것이 없는 혹은 마땅히 여기지 않는 일부들이 히피니, 꽃의 자녀니 등의 공동체를 만들어 사회와 당시의 문화에 대응하기에 이르렀다.  때를 같이하여 이혼율이 상승하고 가정에도 사회에도 많은 혼란이 왔다.   이러한 문화적 사회적 혁명에 희생물중의 하나가 바로 이 천직이라는 단어이고 이 천직이란 단어가 주는 개개인의 사명과 존재의식 등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천직(Vocation) 이란 과연 무엇인가? – 제일 쉽게 설명을 하자면 보수를 안 받고도 즐거이 할 수 있는 일.  또 조물주가 태어날 때부터 줘서 이던지 혹은 자라나는 과정상 유별나게 잘하는 일, 졸면서도 할 수있는 일,  별로 실증 나지 않고 즐거운 일 등이다.  여기에다 하나 더한다면 천직이라 확신 할 수있는 증명 중 돈도 상당히 잘 벌리는 경우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정말 스트레스 FREE인 것이다.

 

반면에 보통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직업(Job, Career)은 우선 돈이 먼저이다.  내가 즐기고 또 내가 탈렌트가 있고, 사명감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우선 돈만 벌리면 되는 것이기에 찾기도 쉽고, 바꾸기도 쉬운 것이 직업과 직종인 것이다.   어디선가 더 많은 보수를 준다면 두 번의 생각 없이 바꾸는 자리 – 이것이 오늘날 대부분의 직업이다.  여기에 공통점이 있다면 돈이 어느 정도 벌리게 되면 재미없는 것은 물론 실증 나고, 정말 짜증나는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세는 우리 평신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목사님들 중에도 정말 목회가 하나님이 부르신 확실한 사명이 있어서 하시는 목사님들의 목회와 정말 먹고 살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사역하시는 목사님들의 목회는 하늘과 땅 차이 인 것이다. 어느 목사님은 하나님의 확실한 부르심이 있어서 이 지역 혹은 이 방향의 목회라고 선포를 하셨다.  그러나 이 부르심이 일, 이년이 못 지나서 다른 지역 혹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자신을 정당화 하다 보니 하나님을 많은 사람과 세상 앞에서 변덕쟁이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위에 자주 일어나는 웃지 못할 일들이다.

 

성경에도 써있듯이 첫사랑을 찾으라고…… 정말 예수를 구세주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확실히 들은 목회자님들이야 말로 천직 (Vocation)을 가지신 분들이다. 이 분들로 시작해서 우리 기독교인들 만이라도 자신의 사업체, 직종, 직장을 천직으로 삼아 정말로 주님 섬기듯이 온 정성을 다해서 학생들은 최고의 점수를 딸 수있게 열심히 공부, 직장인은 자신의 회사를 위해 헌신, 사업인은 자신에게 맡겨진 직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으면 한다.

 

나의 딸 해피가 정말 수의사가 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나에게 맡겨진 시간 동안에는 정말 하나님께서 해피에게 주시는 천직을 찾고 자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도록  열심히 기도해 주며 가르치고 또 같이 시간을 보내며 격려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더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