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터는 개

개에게 목욕을 시켜 본 사람들은 모두 한 두번 당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개에게 비누를 문지르기 위해서 물을 우선 끼얹지고 막 비누 칠을 하려고 하는게 갑자기 몸을 막 흔들면서 물을 터는 것이다. 때문에 예상치 않은 물세례를 받는다. 아직 비누질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더러운 물로 세례를 받고 나서는 개에게 야단치며 가만히 있으라고, 아니면 목에 끈을 꽉잡아서 짧게 묶어놓고 개 목욕을 마친다.

이처럼 개가 터는 물로 세례를 몇 번 받고나서 여러 방면으로 연구를 해 봐도 뽀족한 수가 없었다. 개에게 대해서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까지 해 주는 내가 자존심을 누르고 개 미용사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막 털어대는 개의 물세례를 받지 않을 수 있는지… 다들 웃어 넘기는 개 목욕 할때의 물세례에 대해서 진지하게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다. 정작 설명을 듣고 보니 너무나도 쉬운 것을 “여직껏 이것을 왜 몰랐나?” 할 정도로 간단한 방법이었다.

개들이 물 터는 것을 잘 관찰해 보면 그 차례가 아주 명확하다. 물에 뛰어 들어왔다가 나와서던지 목욕을 하려고 끼얹은 물이든지 털어내는 방법은 항상 같다. 우선은 머리를 천천히 흔들기 시작하면서, 앞다리 부분, 몸둥이 그리고 뒷다리 부분 마지막으로 꼬리까지 아주 천천히 그러나 아주 체계적으로 바다에 파도 치는 식으로 아주 스므스하게 머리에서 꼬리까지 옮겨지는 것이다. 이것을 일단 관찰한 후에 더욱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머리를 흔드는데 그 중심이 바로 코이다. 즉 개가 젖은 물을 터는데 시발점이 바로 코인 것이다. 특히 커다란 개는 몸이 둔해서인지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에 관찰 하기도 쉽다. 이러한 설명을 들은 후 바로 “몰라”에게 실험을 해 봤다. 뒷뜰에서 낮잠 자고있는 “몰라”를 불러서 물을 끼얹는다. 아니나 다를까 물을 막 털어 낸다. 다시 불러서 물을 끼얹으면서 코와 입을 한 손으로 살짝 잡았는데 꼼짝 못하고 서 있다.

비누질도 아주 쉽게하고 깨끗한 물로 여러번 뿌려서 목욕을 마칠 때까지 한번도 물세례를 받지않고 다 끝냈다. 그리고 코와 입을 놔 주니까 기다렸다는 식으로 막 털어댄다. 당연히 코부터 시작해서 머리, 몸 그리고 꼬리까지. 몇 분이 지나 언제 물에 젖었나 하는 식으로 뽀송뽀송한 털을 가지고 다가온다. 하도 귀여워서 오늘은 하루 집 안에 들여와서 같이 TV도 보고 간식도 나누어 먹었다.

대부분의 사업체에 사장이나 교회의 사역자 혹은 목사 등의 리더들이 벌써부터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내 사업체 처럼 작은 곳은 별 효과가 없지만 커다란 교회나 사업체 등 조직에서는 원만히 적용되고 또한 좋은 책에서도 부분적으로 설명이 있다. 항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단체에서는 리더와 단원들이 항상 만장일치로 호흡을 완전히 맞추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단체를 이끌어가야 할 리더가 모든 멤버를 꽉 잡아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방관을 하게되면 언젠가는 불만이 터져서 단체의 하모니가 깨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모든 멤버를 붙잡는 것은 역부족이고 또한 무모한 행동이 될 수가 있다. 이럴 때 개 목욕시키는 방식을 적용하면 가능한 것 같다. 어느 단체이든 리더에는 여러 단계가 있는 것이다. 이 다음 단계의 리더 즉 개의 코 아니면 개의 입을 꽉 쥐고 있으면 머리도 흔들리지 않고 당연히 몸둥이와 꼬리까지도 잠잠히 있는 것이다.

모세가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끌고 이동할 때 사람들 사이에 간단한 갈등이 발전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을 자신이 하나하나 직접 좋은 재판을 해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숫자상로 절대 가능하지 못하기에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고 단체가 술렁술렁하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장인이 나서서 조언을 주기를 조직을 만들어서 몇몇 사람들에게 위임을 하라고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일들을 처리하라고 가르쳤다. 요즘에도 대학이나 리더십 세미나에서 가르치기를 “모든 단체의 20%만 조절하면 나머지 80%는 그냥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라고 한다. 즉 교회나 단체에서 술렁술렁 하기 시작할 때 잽싸게 개의 코를 붙잡아서 주위의 사람들까지 물벼락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리더들이 단체를 끌고 갈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사실 우리 인간이 똑똑하면 얼마나 똑똑할까?... 이같은 비결은 성경에서도 나와 있듯이 거의 일반 상식 수준의 리더십이다. 그러니 우리 인간보다 훨씬 똑똑한 사탄도 이것을 완전히 터득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단체나 잘 나가다 한꺼번에 무너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잘 나가는 단체의 리더가 어느 순간에 코를 잡힌 개처럼 사탄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기에 아무런 힘을 못 쓰고 꼼짝 못하니 당연히 단체의 모든 지체들이 완전히 무력해지고, 그저 리더가 한시라도 빨리 사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움직여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사회 단체나 사업체는 미국 상법에 따라서 주식회사이기에 사장이 개인적 문제가 있어도 극복하고 어느 정도 유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인 경우에 담임 목사가 코를 잡히면 교회 전체가 꼼짝달싹 못하게 되고 리더의 문제는 여파가 아주 오랫 동안 남아있게 된다. 교인들이 하나씩 떠나게 되고 남아있는 교인들도 아주 침체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때문에 교회의 리더는 더욱더 조심해야 된다. 절대로 사탄에게 코를 잡혀서는 아니되고 오히려 하나님 손에 코를 꽉 잡혀서 어수선한 교회 분위기를 아주 잠잠하게 털 깎이는 양처럼 가만히 있는 교회가 되도록 인도를 해야 한다.

하나님이 예수님 부탁하기를 “개같은 인생의 더러운 우리 인간을 깨끗하게 목욕시킨 다음에 집 안에 들여 놓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제대로 예수에게 코를 잡혀서 온순히 목욕도 하고 다 끝난 다음에 주님이 코를 놔주어서 물을 싹 털고 깨끗한 몸을 가지고 집 안에 들어가 예수님과 함께 TV도 보고 주전부리도 나누어 먹는 개들은 참으로 행복한 개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