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개

 

개를 기르자면 돈 들어 가는 것도 만만치 않고 생각보다 시간을 상당히 많이 투자 해야 한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 중 하나가 산책이다.  아내는 거의 매일 하지만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겨우 한다.  가끔 교회가 가깝기에 걸어서 30분 정도 걸어서 간다.  사실 급하게 걸으면 15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개와 함께 걸으면 두 배 이상이 걸리는 이유는 나는 일직선으로 걸으나 개는 길의 양쪽에 있는 모든 꽃, 나무, 전봇대, 소방관 그리고 지나가는 다른 개들과 모든 사람들을 냄새를 꼭 맡은 다음에야 지나 간다. 훈련사에게 물어보니 아직은 어리고 또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에 호기심이 많아서 이렇게 하는 행동이 당연한 것이라고.

개가 훈련이 되면 주인의 왼쪽 앞에 서서 냄새도 안 맡고 호흡을 아주 잘 맞추면서 걷는다고.  또 나이가 먹으면 맡을 냄새는 다 맡아서 더 맡을 것이 없는지 별 문제없이 걷는다고 한다.

 

교회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교회에 뿌리가 박히고 대부분 사람들과 안면이 있으면 어느 순간에 내가 할 일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도 없어지며 나중에는 나 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호기심도, 열심도 없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 교회에 나와서는 이사람 저사람 인사도 하고 또 예수를 처음 영접하게 되면 왜이리 알고 싶은 것이 많은지 이런저런 책을 막 읽어 버린다. 그것도 모자라서 부흥회라면 어느 교회를 상관 않고 좇아다니며 좋다는 목사님들의 설교 테이프도 막 얻어 듣는다.  듣는 설교와 배우는 성경 내용들이 정말 꿀과 같이 달고 너무나도 재미있다.

 

이러한 교회 생활이 어느 정도 지남에 따라 내가 정착하기에 바쁜게 아니고 남들 정착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한 시기 동안 바쁘다.  특히 처음으로 교회에 방문한 사람들은 제일 먼저 가서 인사하고 각 성경공부반으로 인도하고 그들의 필요와 적성들을 분석해서 교회에 정착시키기에 바쁘다. 이 때는 전도도 상당히 많이 한다.  이러한 교회생활 초기시절을 졸업하게 되면 버릇으로 교회는 빠지지 않고 나오나 목사님의 설교는 그저 그렇고, 새로운 신자가 오든 말든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식의 무관심한 교인이 되어 버린다.

 

작년에 온 식구가 하와이에 일주일 동안 휴가를 갔다.  첫 며칠 동안은 모래 사장과 해변가 그리고 그 외에 모든 환경과 주위가 너무나도 멋있고 재미 있었다. 그러나 휴가 후반기에 들어서는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나를 본다.  우리가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타 주에서 온 사람들이 너무나도 좋다고 할 때 쫌 기다려 봐…”하던 나의 경험을 되살리면서 하와이 본토박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이 지상낙원이라 부르는 하와이의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가져본 지 상당히 오래되며 오직 지금의 관심은 그저 먹고 사는 것에 대해서 그 외에 것들은 완전히 관심 밖이 되어버린 지 상당히 됐단다.  이렇게 말하는 그들의 표정에는 어둠과 근심이 있어 보이고 무언지 표현하기 힘든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표정들이었다.

 

성경에 써있다. 조물주인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창조물을 즐기고 운영하라고 그리고 무거운 짐을 다 주에게 가지고 오라고  새로운 재주를 못 배우는 늙은 개가 되어서 이 재미있는 세상을 즐기지 못하고 매일 매일 일과 사업에 묶여서 노예마냥 끌려 다니는 인생을 살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잔뜩 품고 천방지축 강아지가 되어서 하나님이 만드신 이 흥미 진지한 세상을 매일 매일 눈으로 새로운 것을 보면서 코로 새로운 냄새를 맡으며 만끽하며 살고 싶다.

 

때가 되면 노숙해지고 훈련 받은 개는 다른데 한눈 팔지 않고 주인과 같이 산책도 즐기고 적당히 지낸다.  그러나 진짜 개들의 진가는 이 훈련을 적당히 받은 개가 조금 더 전문적 훈련을 받으면 그들의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서 굉장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무너진 건물 안에 묻혀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길 잃은 어린 아이를 찾아내고 또 사냥견으로써 등등 그 외에도 사람도 못할 일들을 해내는 훌륭한 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인으로서 적당히 지내다가 잊혀져 버리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가능하면 성경에서 가르치는 첫사랑을 회복하라는 구절대로 첫 호기심을 되살려서 내 주위에 있는 새로운 사람들을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고 그들에게 관심을 쏟아서 그들이 교회에 정착할 때까지 열심히 섬기는 교인이 됐으면 좋겠다.  이러한 쓸모 있는 교인이 되려면 우선 첫사랑을 기억하고 적당히 받은 훈련은 뒤로 하고 앞으로 전문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

 

깨끗한 새 양복을 입고 들어 설 때 천방지축 강아지는 흙발로 덤벼든다. 어디를 가든지 호기심이 꽉 차서 항상 바쁘다.  이렇게 지저분하고 거추장스러운 강아지가 나이 좀 먹어 훈련 좀 받았다고 전혀 무관심한 개로 변하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다.  한발 더 나아가 내 말도 잘 듣고 주인에게 항상 호기심 있는 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