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손님과 전화로 약속을 하고 물건을 설명한 후에 구입하기로 해서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약속 시간에 맞추어 들어갔는데 그의 비서가 말하기를 1시간 정도 늦어질 이라 전한다. 속으로 조금이라도 일찍 알려 주었으면 서두르지 않고, 시간 낭비를 텐데…” 생각하면서 어차피 350마일의 길을 왔으니 조금은 기분이 나빠도 그냥 기다렸다.  만나기로 손님이 허겁지겁 들어오면서 계속 미안하다고 한다. 다른 시간을 없게 급하게 다녀온 것이 바로 자신이 집에서 기르는 개의 발톱을 깎는 약속이었단다. 지난 밤에 개가 집의 비싼 가구를 발로 긁어놔서 급하게 오늘 발톱을 깎는 이와 예약을 해서 15불을 주고 개의 발톱을 깎았단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물건을 설명하고 구입계약서에 서명하고 계약금을 받아서 나왔다.

 

어이없는 일이라 하루 종일 사건이 머리에서 지워지지를 않았다.  아니 아무리 일이 없어도 고작 개의 발톱을 깎아서 먹고 사는 사람이 있지를 않나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개를 맡기는 사람도 이상하게 보였다.  며칠 사무실에 돌아와서 직원들에게 발톱의 경험담을 나누었다. “글쎄 어떤 이상한 사람이 개의 발톱을 주고 깎는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중간에 직원 하나가 말을 살짝 받아서 잇는다. “어제 고양이의 발톱도 $12 주고 깎았어요라고. 오히려 내가 바보 기분이다.

 

그날 오후에 집에 도착하는 즉시 제일 먼저 우리 집에서 기르는 몰라 부른다. 정신 없이 뛰어와서 놀자고 재촉하는 개를 앉혀놓고 그의 발톱을 들여다 본다. 평생 이발소에도 한번 가본 몰라이기에 발톱이 아주 길쭉하리라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다. 오히려 돋보기를 써야 보일 정도로 발톱이 없다. 매일 뒷뜰에서 혼자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집안에 사람이 보이면 들어오겠다고 유리창에 너무 발을 긁어대서 발톱이 닳아 없어진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서 개나 야생 동물에는 만물 박사인 막내딸 은희에게 물어본다. 야생 동물들의 발톱은 어떠하냐고? 가끔 엉뚱한 질문을 하는 아빠를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자세히 설명한다. 고양이과의 동물은 날카로운 발톱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할 때만 나오는 특별 장치가 되었있고 개나 늑대과 동물은 날카로운 발톱이 생존에 필요가 없기에 그냥 걸어 다닐때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 진다고. 집에서 기르는 개도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지나 집안에 기르는 개는 발톱이 닳아질 기회가 없기에 돈을 들여서라도 가끔 짤라 주어야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개를 키워 사람들은 아는 사실이지만 요즘 한국에 유행하는 애완용, 장난감식의 개만 아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해야겠다. 개는 자연적으로 땅을 밟으면서 풀도 뜯어 먹고, 발톱도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지는 것이 건강에 좋다. 풀을 뜯어 먹음으로써 목구멍에 걸린 자신의 털과 양탄자 실오라기 등을 함께 토해내는 방식의 건강 유지와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지는 발톱은 안에만 있는 개들에게는 다른 스크린 도어나 가구에 발로 긁다가 오히려 발톱이 걸려서 빠지는 불상사의 원인이 된다. 또한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개의 날카로운 발톱에 긁혀서 다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져야 것이 환경과 버릇 등에 의해서 자라는 경우에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일어난다. 

 

이러한 불상사는 우리의 영적 생활에 적용될 있다.

교회나 사회에서 각자들이 받은 재주와 달란트 등이 있는데 이것을 전혀 사용치 않고 마냥 자랄 이것이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가구나 사람을 다칠 있다. 또한 성경공부도 열심히 배워서 교회 안에만 있고 밖에서 전혀 사용을 하지 않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피해가 남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도 불편함을 준다.

 

우리 한국 교인의 특출한 하나가 상당히 높은 성경 지식이다. 지식에 병행해서 아주 튼튼한 믿음도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과 믿음을 개의 발톱에 비유하면 땅을 파기 위한 발톱인데 땅을 기회도 없고 ( 안에서만 살기 때문에) 기회가 있어도 보지를 못해서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다. 당연히 발톱은 길어지고 날카로워진다.  반가운 주인이 오면 뛰어 올라 놀자고 옷도 상할 있고 피부에 상처를 입는다. 안에서만 뛰다 보면 양탄자에 자신의 발톱이 걸려서 마음대로 뛰지도 못하고 만약 발톱이 빠지는 날에는 온통 핏자국으로 범벅이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어서 개의 발톱이 집안에서 나와서 밖을 뛰어다니면서 때는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지는 것과 같이 높은 성경지식과 좋은 믿음이 선교지에 가서 맘껏 봉사하여 땀을 흘리고 부딪치며 필요에 따라 눈물을 흘리면서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고 등등으로 대신   절대 교회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대화에서 날카로운 언어나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 교인이나 목사 어느 누구와도 접촉을 해도 발톱이 (신앙과 믿음이) 닳고 닳아서 뭉글뭉글, 둥글둥글 넘어간다. 자신의 사역을 여기저기 해도, 짧은 발톱이 양탄자에 걸림이 없듯이, 방해물 없이 순조롭다. 

 

나는 자주 못하지만 아내는 정기적으로 몰라 데리고 산보한다.  때에 따라서 오히려 몰라 먼저 지쳐서 걷기를 싫어할 정도다. 그래도 개가 너무 많이 걸어서 그리고 너무 놀아서 발톱이 닳아 없어지더라도 필요하면 다시 나온다.  발톱이 너무 닳아 없어서 문제가 됐다는 말은 아직 들었다. 마찬 가지로 사역과 봉사도 너무 많이 해서 문제된 경우는 없다. 오히려 해야 사역을 못하거나 했을 경우에 문제가 생긴 사례는 많은 곳에서 목격할 있다.

 

개를 개처럼 기르지 못해서 발톱을 들여서 깎아 주어야 하나?  오히려 개를 개처럼 길러서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전혀 닳아 없어지지 않는 발톱을 사용하도록 건강하게 기르지.

 

p.s. 발톱 깎아 돈도 있는 사람이고 내가 기다린 벌칙으로 물건값도 깎아주지 않고 계약금과 착도금도 왕창 먹였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