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혈통

 

얼마 전 신문 기사에 한국의 진돗개가 드디어 공식적으로 순종이라고 영국(KC The Kennel Club)과 세계애견협회(FCI Federation Canine Intl)에서 승인을 받았다고 읽었다.  진돗개가 10,000마리 이상 순종이라 해서 이미 보급된 미국에서는 아직 순종 승인을 받기는 못했다. 이 방면에 전문가는 아니기에 장담은 못하지만 내가 아는 배경으로는 미국애견협회(AKC - American Kennel Club) 에서 승인을 받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다. 단 이 승인 절차상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미국협회가 영국이나 세계협회 식으로 쉽게 눈감아 주는 방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순종이 7-8종자 있고 일본산 순종이 4-5종자가 있으나 한국은 인준된 종자가 아직까지 없었다. 이것을 만회하기 위하여 한국이 세계 경제무대에서 강대국으로 올라선 지금 정책적으로 국가 이미지 승상을 위하여 돈에 위력을 가끔 발휘한다. 이번 승인도 이 계열의 억지가 좀 섞여있기에 조금은 아쉽다. 한편으로는 인준 받는 진돗개가 최소한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또한 훌륭한 개이기에 당연하다고 느끼는 우리의 조급한 마음 때문에 억지라도 인준을 받자니 진돗개의 진가가 떨어지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개를 위한 협회가 세계 여러 곳에 수도 없이 많다. 또한 그들의 규칙과 전통 또한 여러 가지로 많다. 그러나 순종을 인준하는 기준선이 보편화 되어있기에 커다란 마찰 없이 모든 협회들이 사용을 한다. 이중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혈통검사이다. 우리개 몰라를 집에 데려올 때 따라온 서류가 여러 장 된다. 이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Certificate of Pedigree 즉 족보이다. 이것은 몰라의 부모 그리고 그들의 부모 등등 최소한 5 세대가 기록이 되어야만이 순종으로 인정한다. 여기에 더욱더 중요시 하는 것은 이 5세대를 거치면서 각 세대마다 대부분(90%)의 새끼들이 부모와 흡사한 순종이 나와야 되는 것이다.

 

이렇게 순종을 인준하는 과정을 진돗개는 거치지 않고 뛰어 넘었다. 우선 혈통으로 볼 때 진돗개는 약 60%만의 새끼들이 부모의 모양을 타고 난다. 돌연변이가 많다는 것이다. 결론상 진짜 순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 한국에 순종 개를 기르고 생산하는 전문가나 단체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억지로 표면상 보호를 하지만 개를 기르는 것은 나라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간과 땀을 평생 들여야 되는 것이다. 다음에 이러한 개를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느 정도 틀이 잡힌 견종을 이제는 문서화 해서 정식으로 개 족보를 만들었을 때 진정한 순종이 나오는 것이다.  진돗개는 아직도 검증된 족보가 2-3대를 넘긴 일이 없다고 들었다.

 

이렇게 거창한 절차를 왜 밟아야 하나 생각해 본다. 이러한 절차가 없이는 개들의 성격과 그들의 버릇을 정확히 모르고 사람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피해가 있기 때문이다. 남가주 지역에 개 고아원 (DOG POUND)에 가면 제일 인기가 없어서 입양이 되지 않는 개가 뢋와일러 (투사견) 이고 다음이 진돗개란다. 사실 진돗개는 다른 순종처럼 전문 사육사에 의하여 보다는 작은 섬에서 거의 방목하며 기른 개이기 때문에 아직은 미국사회에서 요구하는 집에서 기르기에 적합한 종자는 아니다. 전문지에 진돗개에 대해서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찾으면 아주 적은 정보 중에 항상 어린아이나 다른 동물과는 멀리 하라고 적혀있다.

 

이러한 혈통 인준 과정이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기독교 나라라고 한다. 사실 세계에 내로라 할 정도의 큰 교회들은 모두 한국에 모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많은 민족 중 유별나게 우리 한국인이 신학교에 가도 제일 많고 선교사도 많이 발송하고 어디를 가도 한국인 교회는 있다. 오죽하면 많은 목사님들은 자랑스럽게 중국인이 가는 곳에 식당이 들어서고 한국인이 가는 곳에 교회가 들어선다.라고 말씀을 하신다.

 

이렇게 많은 교회와 기독교인이 있지만 우리교회를 위시해서 대부분의 한인 교회들이 차세대 즉 2세를 다시 교회에 정착시키는 확률은 10-20%를 넘지 못한다.  개개인들은 열심으로 믿음 생활을 하지만 자기의 자식들은 들쭉날쭉 혈통이 이루어지지를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인 친구 중 메노나이트 교단에 신학교를 졸업하고 경찰이 된 OSCAR라는 친구가 있다. 출장 중 그의 집에 들러 저녁을 나누는 자리에서 자녀교육 이슈가 나왔다. 그의 교회 2세 중 70-80%가 교회에 정착을 한단다. 한인 교회들과 엄청난 차이다. 신학교를 나온 사람이기에 신앙인의 관점에서 왜 차이가 나는지 대화를 나눴다. 여러 가지의 의견을 나눈 결과는 교육과정으로 결론이 났다. 그가 다니는 교회의 대부분 가정이 자신들의 자녀를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완전히 기독교로 채운다. 자신도 그랬고 그의 아버지도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서 기독교 교육으로 자랐다.  또한 그의 손자 손녀도 같은 식으로 기를 것이라고 장담하는 그를 보면서 아직 한국인의 기독교가 뿌리 깊지 못함을 새삼 느꼈다.

 

오늘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진돗개를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시작해야 한다. 혈통을 통일시키고 안정 시킨 다음, 검증된 문서를 작성해서 비정상적으로 순종을 인준 받을 것이 아니고 당당하게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종자를 세계에 내 놓아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 역사가 역사인 만큼, 기독교가 5세대를 넘긴 한국인은 아직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 년 안에 생겨질 진짜 순종 한인 기독교 집안을 꿈꾸며 다음 차세대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과 뜻이 맞는 동료를 찾을 계기를 만들기로 작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