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채널

 

미국에 언론과 방송국이 먹고 사는 밥줄이 바로 광고이다.  따라서 광고의 수입원은 바로 관중을 끌어 모아야 하는 것이다.  언론의 내용이 진실을 보도해야 하건만 광고 때문에 너무나도 많이 교정이 된다. 얼마 전 설치한 케이블에 따라오는 방송이 여러 가지가 있다. 뉴스전문 채널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OLN 사냥과 낚시 채널 그리고 온 식구가 제일 많이 즐기는 Food Channel 도 있다.  캘리포니아에 멕시코인들이 많이 사니까 당연히 스페니쉬 채널이 4-5개 정도 있고 또 동양인들의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AZN이라는 아시아인 채널도 있다.  이러한 추세를 파악하고 또 현 미국 소비자 시장에 감각이 빠른 사람은 개를 위한 채널이 생긴다면 당연히 여길 것이다.  사실 현재 두 군데 채널이 준비 중이란다.

 

몇 달전 신문에 난 기사 중에 미국에 개를 키우는 사람들 중 약 반 정도가 개와 같이 TV를 정기적으로 본다고 한다. 이런 좀 이상한 부류의 사람들 중 또 절반 정도가 자신들의 개들이 선호하는 채널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개들 만을 위한 채널이 생긴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아직도 없다는 현실이 이해가 안 간다고들 한다.  사실 저자의 막내 동생이 기르는 Great Dane and Lab Mix인 찰리의 선호 채널은 Animal Planet이라는 옛날 동물의 왕국 정도의 프로그램이란다.  시간만 되면 TV앞에 앉아서 30분간 꼼짝도 않고 본단다.  얼마나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개들이 TV를 즐긴다고들 우기기에 항상 ?를 따지기 좋아하는 내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 는것 같이 실험에 들어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몰라를 데리고 늑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DVD를 틀어주었다. 혹 자신의 조상이 나오는 것이니까 흥미를 보일까? 해서 30분씩 4번씩이나 실험을 해보았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대충 10초 이상을 못 넘기고 몰라는 딴짓을 했다. 혹 다른 프로그램은 몰라의 시선과 관심을 끌까 해서 시험 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주도한 시험의 결과를 몇몇 주위 사람들에게 발표를 했다. 대부분들 개들이 없는 그들의 반응은 농담을 섞어서 말하기를 주인을 닮아서 몰라 Attention Deficit Disorder (정신산만증)이 있어서 그런거라고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한다고 핀잔을 준다. 

                                                                                                                                               

사실 우리 개 몰라가 세상의 모든 대표가 될 수는 없다.  아니 내가 봐도 절대로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주위에 있는 다른 개 주인들에게 비공식 설문조사를 해봤다. 특히 자신의 개들이 TV를 즐긴다는 사람들을 중점으로 물어보며 유도 질문을 했다. 당신들의 개들은 주인과 같이 있는 것을 즐기느냐? 로 시작한 질문을 조금씩 유도해서 개들은 조금이라도 주인과 시간을 같이 보내기 위해서 자신들이 마치 TV를 보는 척 하는 것이라고 마지막에 이르러서 반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런 식으로 유도 설문조사의 결과는 거의 예외 없이 개들은 TV를 보는 것이 아니고 그저 주인과 옆에 있기 위해 나름대로 개가 오히려 주인을 훈련시킨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다시 말해서 개들은 제사보다는 제사상 위에 있는 음식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나 자신도 개와 같이 TV를 보면서 계속 스낵을 먹으며 개에게도 종종 던져주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개들은 TV보는척하면 먹을 것이 나오겠지하는 꿍꿍이 속샘이 있는 것이다.

 

광고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 채널과 개들의 행동에 흡사한 케이스가 있다. 바로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교회에 많은 사람들이 일주일에도 몇 번씩 출입한다. 미국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당연히 설문조사를 해보면 상당한 부분의 인구가 예수를 믿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 많은 사람들을 놓고 유도하는 혹은 진심을 건드리는 설문조사를 해보면 실지로 예수를 믿는자들의 숫자와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의 수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우리는 벌써부터 알고 있다. 예수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보다는 사람 만나는 재미로 (특히 미국에서의 한인교인들) 혹은 설교를 통해서 얻는 영의 양식보다는 그저 듣기 좋은 소리 들으러(가려운 귀를 긁어주는) 식의 교인들을 기독교인이라 부르기보다는 그저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고 솔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렸을 때 집 근처에 있는 교회나 성당에서 연말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동네 아이들에게 선물을 미끼 삼아 끌어 들인다.  나 자신도 여기에 휘말려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 선물을 얻으러 갔다가 잡혀서 예배보고 또 교리공부도 억지로 하고 겨우 별 볼일 없는 선물 받은 기억이 난다. 당연히 그때 배운 것 중 기억에 남은 것은 전혀 없고 오로지 그 선물 하나 받으려는 끈기라도 없었으면 당장 뛰쳐나왔을 것이다.  이렇게 이 글을 쓰면서도 간혹 이런 식으로 교회에 발을 들여 놨다가 꽉 잡힌 분들도 꽤 있을 것이라 상상 된다.

 

교회가 진짜로 영의 양식을 나누어 주고 삶에 필요한 지혜를 가르치고 또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때 당연히 사람들이 찾아오게 돼있다. 그러나 이런 것이 없는 교회에서는 엉뚱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에 바쁘다. 결과를 볼 때 아무 것도 없는 교회의 교인수나 제대로 된 교회의 교인수는 비슷할 수 있으나 정작 예수쟁이, 즉 작은 예수, 성경대로 사는 사람의 수는 비교가 안 된다.  요즘 교회들이 숫자 경쟁을 벌이면서 예수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교인으로 삼고 교회행정에도 참석시키고 하다못해 집사라는 중책을 맡기기도 한다.

 

그저 아무 것도 모르고 주인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 개들을 TV본다고 우겨서 광고비 울겨먹는 업자들이나 예수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앉혀 놓고 매주 몇 번씩 이해 못하는 설교를 듣게 하며 영생이라는 돈으로 절대 못사는 엄청난 하나님의 선물을 헌금 몇 푼에 팔아먹는 엉터리들과 다른 것이 전혀 없다.

 

모든 교회들이 진실로 하나님이 누구인가를 확실히 가르치고 교인들로 하여금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교회 섬기는 것이 정석일 것이다. 아무리 교회의 빈자리를 채우고 모자라는 재정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의 말씀과 영생을 헐값에 팔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하나님이 주시는 영생은 PRICELESS - 값이 없는 것 (너무 비싸기에) 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