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개

지금 기르는 개 ‘몰라’는 참 순하고, 착한 레바도 순종이다. 그런데 훈련은 제대로 받지 못해 천방지축이다 보니 자신이 무엇을 잘못 한지도 모르고 야단을 많이 듣는다. 때문에 ‘몰라’는 눈치를 아주 많이 보는 버릇이 있다.

음식 중에도 특히 맛있는 것을 듬뿍 주면 그 크고 힘 좋은 꼬리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열심히 먹으면서도 자주 눈치를 보느라고, 계속 주인인 나를 쳐다 보고 먹고 또 쳐다 보고 먹고를 반복 한다. 이 모습을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몰라’가 고맙다고 인사하며 계속적인 감사의 표시라고 하면서 아주 훌륭한 개라고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해댄다. 거기에다 “과연 순종은 다르다”고 아니면 한술 더 떠서 “어떻게 저처럼 개를 감사할 줄도 알게 키웠냐?”고 묻는다. 사실 우리 ‘몰라’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속으로는 비웃으면서도 길게 설명하기는 뭐하니까 그저 “예, 개가 좀 그래요…”라고 말끝을 흐려버린다.

“감사하는 개?” 진실과는 아주 거리가 먼 것이지만 커다란 부작용이 없으니 그냥 넘긴다. 그런데 매년 찾아오는 “추수 감사절”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치루는 연중행사 중에서도 미국에선 가장 중요하고 대대적으로 치르는 국경일이다. 때문에 긁어 부스럼이 될 요소가 다분히 있기에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려 한다. 우선은 단어에서 시작하자. “추수 감사절” – 미국에 사는 한인 예수쟁이들이 만들어낸 날이다. 아니면 한국에 기독교가 처음으로 들어오면서 토착화된 것일 수도 있다. 영어로 미국 사람들에게는 단순하게 Thanksgiving Day ”감사일”인데 유일하게 한인들에게는 Harvest Thanksgiving Day라고 “추수”가 곁들여진다.

그런가 하면 우리 한국 전통의 추석이 미국에 와서는 “감사절”로 와전되어 미국사람들에게 소개된다. 엄연히 추수의 뜻이 아주 확실한 전통적인 추석이 갑자기 성화되면서 서양의 절기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교회나 한인 사회에서 추석 즈음에 떡이나 몇 점 먹고 그 외에는 특별한 행사도 없다. 동양의 추석은 사실 음력을 바탕으로 해서 달의 위치와 그것이 지구에 끼치는 영향력이 중심이 되어서 농사의 기본이 된 아주 과학적인 날이다. 반면에 미국의 감사절은 애매하게 시작해서 날짜도 정확하지 않다. 처음의 “감사절”은 인디언과 청교도들이 평화롭게…”라는 전설이 있다. 이것은 사실 1800년도에 만들어진 미국의 전설(Myth)이다. 미국이 건립될 당시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톤이 가지 각색의 감사와 연중에 아무때나 치러지는 감사의 날을 한날에 묶어서 전국적으로 12월에 감사의 날을 선포하면서 매년 대통령이 마음대로 날을 바꾸어 선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것도 몇 대의 대통령이 지나면서 제퍼슨 대통령은 자신이 주지사로 있을 때는 매년 감사절을 선포한 것은 상관치 않고 대통령의 위치에서는 부적합한 대통령의 권리 행사라고 거부했다. 이처럼 12월, 11월, 또는 10월을 오르 내리면서 대통령, 주지사 마음대로 하던 것을 링컨 대통령 때에 와서는 남북전쟁으로로 인해서 갈라진 미국을 합하는 뜻으로 정식 국경일로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채택했다. 그런데 이것마저도 1941년에 와서 국회가 날짜를 네 번째 목요일로 정해 줄 때까지 주지사 마음대로였다. 1939년도에 경제공항을 치르던 루스벨트 대통령이 소매상들을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 쇼핑이 시작되는 감사절 다음날을 일주일 앞당겨주기 위해서 바꾸었다. 이것 때문에 공휴일이 문제가 되고 각 주마다 일주일이나 다른 날로 행사를 치르니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는 방학기간도 엉망이되는 혼선 때문에 마지막에는 할 수 없이 국회가 날짜를 정해 준 것이다. 감사절이 크리스마스와 며칠 사이가 있나?는 요즘도 매년 거론되는 중요사이다. 2007년은 최고로 길게 된다하여 소매상들이 기대가 크다.

이처럼 동기와 이름, 날짜와, 배경들이 엉망인 감사절이다. 이러한 문제의 감사절이 더욱더 혼돈을 이르키는 것은 감사절을 이용해서 억지로 기독교화 하거나, 이 기독교화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반대하는 사람들끼리 만들어대는 전설이나 전’썰’ 이 너무나 많이 떠돌아 다닌다. 정말로 한심할 정도로 말도 되지 않는 내용의 설교를 매년 듣다보면 왜 기독교가 바보 취급을 받는지 이해가 된다. 반면에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실 감사의 대상인 하나님을 부인하려다 보니 “감사절” 계절 자체를 부인하기에는 속이 차지 않았는지 아예 하나님이 없다고 우기는 우매한 사람들의 외침 또한 가관이다. 말도 되지 않는 진화론과 무작정 길어지는 지구와 우주의 수명을 과학이라 부르며 창조론과 조물주를 부인하려 한다. 왜 쓸뎨없이, 있지도 않는“추수감사절”을 억지로 만들어 부르고, 일부는 엄연한 하나님이 만드신 이 오묘막측 한 세상과 인생을 감사하고 즐기며 살아도 모자랄 것을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나?

감사절 뒤에는 모든 것을 창조한 하나님이 있고, 궁극적으로 이것을 감사하는 깊은 뜻이 있다 하더라도, 엄연히 나라에서 정치인들과 장사꾼들이 만들어낸 종교적 의미가 별로 포함되어 있지 않은 국경일이다. 이것을 되새겨 보면 감사절은 그저 식구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서로에게 감사하며, 일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의미 있는 날을 공연히 기독교화하려 한다. 그냥 감사절은 우리 예수쟁이끼리 하나님에게 감사하되 억지로 역사와 배경을 왜곡하면서까지 성화 시키지는 말자.

우리 개 ‘몰라’가 눈치 보면서 먹는 것을 알지도 못하면서 감사하며 먹는다고 칭찬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Brown Noser (아양 떠는 사람)라는 이름이 적용된다. ‘몰라’와 감사절의 관계를 억지를 써서 연결해 본다면 – 캐나다에서는 추석의 의미가 포함되는 10월에 처음의 감사절 장소가 “province of Newfoundland Labrador”였다. ‘몰라’는 이 지역 이름에 따라서 만들어진 레바도 순종 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