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회사들

4/2/09

요즘 미국 경제가 말이 아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AIG, CITI, GM 등등 미국 자유시장 경제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회사들이 정부가 빌려준 국민의 세금으로 겨우 먹고사는 실정이다. 이 회사들이 시장을 잘못 판단하고 자신들의 부실한 운영의 결과로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가장 밀접하게 느껴지는 분들은 아마도 이 회사들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직장을 잃었거나 혹은 이러한 회사들에게 투자를 했다가 주식이 몇 개월 만에 10% 미만으로 추락하는 사태를 직접 겪으신 분들일 것 이다.

신문 지상은 물론이고 교회 강단에서도 미국 경제위기가 큰 토픽이다. 이 중에서도 요즘 화끈한 기사는 $186 Billion의 정부 도움을 받은 AIG 같은 회사들에 중역들이 엄청난 양의 보너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응해서 정부는 법을 바꿔서 보너스의 90%를 다시 거둬들이라고 긴급회의를 하고 일부 국민들은 AIG 중역들에게 개인적으로 압력을 가해서 보너스를 반환하게 하고 극적인 일부는 개개인들에게 압력을 넘어서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개 훈련을 해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은 다 아시는 것이 개들에게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하려면 조그만 과자나 베이컨 등을 사용해서 잘 할 때마다 칭찬을 하면서 던져주는 것이다. 즉 보너스를 통해서 개들에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많이 반복하게 되면 종종 보너스 없이도 칭찬만 가지고도 잘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젠가는 칭찬의 효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만약 개가 하는 행동이 다를 때에 당연히 야단을 치고, 때로는 얻어맞기도 하며 보너스를 못 받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할 때까지 훈련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개가 하는 행동이 훈련시킨 그대로 하는데 단지 주인의 관점이 좀 바뀌었다 해서 보너스를 안 주거나, 준 것을 빼앗을 때 내가 훈련을 시킨 개에게 물리든지 최소한 개가 앞으로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감수해야 한다.

AIG 경우 회사에 돈이 없어서 정부에게 돈을 빌리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자신들은 보너스나 챙기는 파렴치한 매너저들이라고 누구나 쉽게 욕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 입장에서는 지난 수 년간 자신들의 업무규정에 따라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을 것이다. 만약 이들이 회사 돈을 받아 먹으면서도 일을 안 했다면 당연히 벌써 잘렸어야 된다. 아직도 회사에 있다는 사실은, 그리고 받을 보너스가 있다는 것은 최소한 이들이 일을 열심히 했다는 증거이다. 오직 상황이 바뀌어서 결과가 안 좋은 오늘에 실정이라고, 이미 약속하고 계약된 보너스를 도로 빼앗는다는 결정은, 어패는 물론 법의 사회라 하는 미국에서 불법이다.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여론에 밀려 국회가 법을 바꿔서 보너스의 90%를 도로 세금으로 빼앗는 것은 민주주의에 기본을 흔드는 아주 위험한 섣부른 행동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만약 모든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뒤로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무언으로 치우치는 사회주의 쪽으로 가기를 원한다면 우선 헌장을 바꾸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개를 완전히 다른 용도로 훈련을 시키기로 결정을 했다면 당연히 보너스 사용도 다르게 해야 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다 놔두고 그냥 보너스만 빼앗는다는 것은 개에게 순종을 요구하지 못할 수가 있으며 한 발짝 더 나아가 개 훈련의 기본이 흔들리는 것이다. 사실 개 훈련 방법 중에 보너스를 아예 안 사용하고 몽둥이로 훈련이 가능하다. 더 실제적으로 표현하자면 미국사람들은 과자로 훈련시킨 리추리버 혹은 레바도이고, 우리 한국 스타일은 몽둥이로 훈련시킨 진돗개일 수도 있다. 어느 방법이 좋다고 논쟁한다면 아마도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길 것이다. 다만 우리 각자가 선호하는 개가 서로 다르듯이 민주주의냐 사회주의냐 결정도 각자가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한다. 모든 것이 흑백으로 쉽게 나뉘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 베이스를 한 순간 감정에 의해서 바뀌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전체적으로 물들어 가는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꿈도 못 꾸던 미국 자유경제가 하루 아침에 국영화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상당히 불안하다. 특히 AIG처럼 엄청난 수혈을 받아가면서 자유 경제를 앞세워서 자신들의 배만 채우려는 사람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자니 속이 끓는다. 그래도 우리는 견제하고 감수해야 된다. 만약 자유경제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으면 순간순간 파렴치한 사기꾼 혹은 몰상식한 메너저들에게 당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분 내키는 대로 그때그때 중심이 바뀌면 결과는 우리가 책임져야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주의, 자유경제, 공산주의… 이 모든 방법이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그런데 결국 정확한 대답은 좋은 책이 가르치는 섬김주의 뿐이다. 다음 기회에 설명하기를 약속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