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집 점령

11/02/11

 

 

요즘 미국에 정세가 아주 시끄럽다.  뒤죽박죽 세상에 특히 오늘은 2011/11/02 즉 동양식으로 쓰면 2011112-20111102, 미국식으로 쓰면 1122011-11022011 날이다.  이러한 것을 가지고 “Palindrome - 회문(回文)“ 이라 부른다. 이러한 특별한 날을 두고 무언가 특별한 사건이나 기념될만한 기사를 찾다가 기껏 아내와 특식을 예약하고 버릇대로 개소리나 쓴다.  항상 개와 연결해서 오늘에 뉴스를 찾다 보니 요즘 인터넷이나 신문 그리고 TV에 가장 심각히 다루는 것이 “Occupy Wall Street – 월가 점령이다.  좀 정치적인 이슈이지만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이 있어서 글로 옮겨 본다.

 

벌써 수년 전으로 기억이 된다.  집 뒤 뜰에 특이한 닭들 몇 마리를 키웠었다.  아루카나라는 남미에 사는 원종 닭이다.  낳는 달걀들이 하늘색, 녹색, 핑크색 등 아주 재미있는 닭들이다.  뒷마당에 닭을 기르는지 거의 15년이나 되었기에 좀더 흥미 있게 기르려고 닭장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방목을 시작했다.  닭들이 넓은 뒷마당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지렁이, 도마뱀 등을 다 잡아먹고 또한 잡초들은 물론 힘들여 심어놓은 상추와 옥수수 잎을 다 먹을 때였다.  하루는 집에서 기르는 개 몰라에게 밥을 주러 나갔는데 개 집에서 개가 나오지 않고 닭 두 마리가 나오는 것이었다.  하루 이틀 두고 보니 개는 하늘을 지붕 삼아 밖에서 노숙을 하고 닭들이 개 집을 점령한 것이었다.  우습기도 하고 닭들에게 자신의 집을 빼앗긴 몰라가 바보스럽기도 하고

 

과연 몰라가 힘이 딸려서 닭들에게 집을 점령당했을까? 아니면 닭들이 귀찮게 구니까 그냥 밖에서 자는 것일까를 생각해 봤다.  사실 불과 몇 주 전에 매에게 잡혀서 죽을뻔한 닭을 몰라가 살려도 주었고 처음 몰라와 닭들이 만났을 때 내가 닭들에게 모이를 주면 몰라가 몸싸움을 해서 먼저 먹어보고 닭들이 먹게 하던 기억이 난다.  결론적으로 몰라가 닭들이 무서워서가 아니고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닭들이 개의 집을 점령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점령이란 단어와 어울려 기억나는 이유는 당연히 요즘 뉴스거리이고 특히 내가 사는 베이지역에서 가까운 오클랜드(Oakland)시에서는 과격한 데모로 인해 사람도 다치고 거의 폭동 수준까지 올라갔다.  CNN MSNBC 그리고 FOX에서 거의 하루 종일 중계방송 하듯이 보고한다.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중국계 시장이 몇 번이고 자신의 입장을 손 뒤집듯이 바꾸고 미국 서부에 상업의 관문인 Port of Oakland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개인적 추측은 왕년에 미국의 데모 역사를 주도하던 UC 버클리 대학이 바로 옆에 있다 보니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 장악데모의 요인은 경제계가 돌아가는 꼴이 대형 은행들과 기업들은 돈을 긁어 모으고 중소기업들은 망하는 추세가 너무나 돋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강자독식-Winner takes all” 혹은 생존경쟁-Survival of fittest” 등 자본주의-Capitalism과 자유시장-Free Market 을 앞세워 일어나는, 가장 우려되는 극치의 모습이다.  데모하는 사람들의 동기와 심중의 한 면은 이해하고 동의하지만 방법은 모순이 있음은 지적하고 싶다. 

 

미국에 눈앞에 닥친 물질적/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뿐이 아니고 유럽은 물론 전세계가 파산의 길을 걸을 수가 있다.  이처럼 엄청난 문제는 우선 접어두고 오히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영적/문화적 문제를 지적해 보고 싶다.  이러한 문제는 미국뿐만이 가진 문제는 아니다. 당연히 유럽과 한국도 절대 제외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다. 사실 재정적인 문제는 당장 몸으로 느껴지기에 쉽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영적인 문제는 몸으로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관심도 낮을 뿐더러 이것을 못 느끼게 방해하는 사탄세력의 공작으로 볼 수도 있다.  

 

커다란 대형기업들이 주주의 이익을 올리고 자신들의 보너스를 넉넉히 받기 위해서 직원들을 무차별 삭감하고, 편법 세칙을 사용해서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임금착취도 모자라 노예임금을 사용한다.  이런 것을 대치하기 위해서 힘없는 시민들이 월가 장악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요즘 대형교회를 통해서 선포되는 기복신앙과 교회 건물 올리기, 교인 수 배가운동, 교세 확장하기 등을 보면서 혹 교회 장악운동이 벌어져야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다름아닌 섬기기위해서인데, 요즘 교회에서 자주 듣지 못하는 단어가 된 것 같다.  이 섬기기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면 이것이 월가 움직여서 요즘 눈에 띄는 Socialism-사회주의, Communism-공산주의 혹은 Capitalism-자본주의를 넘어선 Servingism-섬김주의 가르칠 때 해결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 집을 점령한 닭들을 좇아내고 몰라에게 돌려주었는데도 안 들어가 잔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려고 들여다 보니 닭들이 며칠 동안 지저분하게 해놨다.  할 수 없이 내가 개의 침대를 끄집어 내어 물과 비누로 빨아서 햇빛에 말려서 넣어주니 몰라가 들어가 주무신다.  아마도 이것을 제목으로 언젠가 글이 하나 나올 쯤 한다. 

 

다음주에 일어날 또 다른 회문 “11/11/11”을 기념으로 아무튼 나부터라도 우리교회 새벽예배와 정기예배들을 우선 장악/점령/참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