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날 개

‘몰라’와 함께 TV쇼를 만든지 벌써 거의 1년이 다 되가는 것 갔다. 처음에는 7분 짜리 에피소드를 하나 만들려면 족히 30분을 낭비했다. 우선 기억력이 점점 쇠퇴해져가는 내 머리 때문에 NG를 많이 냈고, 제대로 하다보면 몰라가 갑자기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와서는 마이크를 발로 긁기도 하고, 때 아니게 짖기도하고 어떤 때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냥 꼬리만 흔드는데 워낙 두꺼운 꼬리이기에 바닦에 부딛히는 소리가 쿵쿵 하기에 다시 녹화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에 요즘에는 15분 정도면 충분한 것 갔다. 이런 배경을 듣는 주위 분들이 ‘몰라’가 이제 프로가 되서 란다. 사실 ‘몰라’와 나는 ‘프로’라는 타이틀을 받을 실력과 처지는 물론 원하지도 않는다.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 두 문화에서 같은 단어를 가지고 상반되는 상황이 종종 있다. 그런데 프로라는 타이틀의 사용에서 만큼은 뒤에 숨어있는 음미까지도 두 문화가 아주 흡사한 것이 신기하다. 누군가 종사하는 업이나 취미에 전문성이 생기면 ’프로’라는 타이틀을 붙혀준다. 즉 이것으로 먹고 살수 있거나 먹고 살기 위해서 하게 되면 프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좀 다른 관점에서 보면, 먹고 살려니, 그리고 굶지 않으려면 할 수 없이 죽기살기로 덤벼야 되는 것이다. 그렇다 보면 당연히 실력도 증가하게 되고 전문성이 생기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운동이 골프일 것이다. 골프를 통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타이틀이 “프로”이다.

그렇다면 ‘프로’의 반대 단어를 찾아보니 ‘아마추어’이다. 이 단어는 비성숙한 선수나 아직 매끈하지 못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비하적 단어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프로 골프에서 가장 선망에 대상은 매스터 대회에서 주어지는 Green Jacket이다. 아이러니컬 한 것은 이 매스터의 창시자 Bobby Jones는 수많은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고 당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도 프로 전향 않고 끝까지 아마추어로서 생을 마췄다. 그 분이 남긴 말 중에 지금까지도 전해저 내려오는 말 ‘프로로 전향해서 명예과 물질을 누리는 것보다는 아마추어 – For the Love of Golf. As a Lover of Golf –로서 골프를 진실로 사랑하는 삶’을 직접 누리고 즐긴 것이다.

얼마 전 뉴질랜드에서 온 15세의 골프 선수가 LPGA 역사에 최연소 우승자로 골프 세계에 선풍을 일으켰다. 골프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에 별로 신경을 안쓰는 나에 눈을 끈 것은 이 젊은 소녀가 우선 한국아이고,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 못한 젊은 나이에 우승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30만 달러 상금의 유혹을 물리치고 대신 커피 컵 하나 얻어가는 아마추어 길을 선택한 것이다. 당연히 대학도 가야하고 앞으로는 더욱 더 많은 상금과 우승의 기회가 기다리니까 선틋 결정을 했지만 그 뒤에는 은근히 아마추어, 즉 For the love of game of Golf에, 곤조을 표현한 것이다. 정말 어린 소녀가 멋있다. $30만 정도면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프로로 전향해서 몇 번만 더 우승하면 수백만 달러인데 과연 몇 사람이나 이런 기회를 아마추어로서 겸허히 받아드릴 수 있을까?

만약 누가 ‘몰라’나 나에게 프로라는 타이틀을 줄 때는 나름대로 칭찬일 수도 있고 또한 긍국적으로 제정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우리는 끝가지 아마추어로 이것을 진행하고 싶다. 그저 나름대로 하고싶은 이야기 ‘몰라’를 빙자하여 누구의 눈치보지 않고 ‘몰라’가 아무 때나 막 짖듯이 나름대로 ‘개소리’의 소견을 펼쳐 본다. 그래도 다행히 주위에 나의 멘토와 조언자들이 몇 있기에 그 분들의 필터는 걸치기에 커다란 실수는 없을 것이다.

정말 내 나름대로의 꿈이 있다면 프로의 실력을 가지고 아마추어의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살았으면 한다. 특히 예수쟁이로서 절대 프로로 전향하지 않고 평생 아마추어로서 살련다. 주위에 보면 당연히 실력으로나 전문성으로 볼 때 프로 목회자가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목숨을 건 사역을 하기에 확실한 수확과 결과를 볼 수 있다. 반면에 타이틀은 프로이지만 아마추어들이 가진 예수사랑 즉 For the Love of Jesus and His Kingdom의 자세보다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한 권위 의식 그리고 타산이 앞서는 분들을 볼 때 참 안타깝다. 당연히 타이틀만 프로인 그들은 실력과 정신상태에와 정비례하여 수확이 별 볼 일 없다. 이런 개똥 철학을 나열하면서도 조심히 다루는 이유는, 결과 마저도 조물주가 주관 하시기에 소수의 예외는 실력과 노력에 상관없이 진짜로 섬기는 자세 즉 Simply, for the Love of God을 핑계가 아닌 진실한 중심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프로라는 명칭을 가지고 최소한 직업의식 그리고 기본상식을 갖춘 수준의 프로들도 귀한 요즘 시대에 살다보니 오히려 평생 아마추어 예수쟁이로 자비량 선교나 사역 길에 들어선 주위에 친구들이 더욱 더 존경스러워 진다. 한국 기독교 초기에는 사역자의 배우자가 되는 것에 거부감이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들이 주류사회에 자리를 잡으면서 사역자들의 월급과 대우가 수준급에 오르다 보니 결혼 대상자로서 상당히 높아진 사례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신학교에 학생들이 범람하고 사역을 안해도 될, 아니 하지 말아야 될 정도의 프로 실력 미달 사람들까지도 프로로 전향해서 수요공급의 발란스를 깨트린다. 이것도 잠깐 이제는 모든 것이 원 위치로 돌아오나 보다. 정말 아마추어 정신이 확실한 예수사랑하는 사람들이 사역에 뛰어들어 쌓은 실력으로 진실한 프로들이 활동을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프로라는 타이틀에 따라오는 이익과 권리, 그리고 명예를 초월해서 순수한 사랑과 나름대로의 겸허한 자세를 동반한 삶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아마추어라는 타이틀에 스며있는 단순한 삶을 추구하며 누리고, 즐기는 ‘몰라’와 이경석이 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