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하는 개

 

내가 지금 기르는 개는 정말로 천방지축이다.  주인을 잘못 만나서 훈련다운 훈련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기에 평범한 개로서 일생을 지낸다.  나는 개를 제대로 기르지 못했지만 그래도 개 훈련의 대가라고 불리는 Cesar Millan이 출연하는 Dog Whisperer라는 TV 프로그램을 가끔 보면서 배워 본다. 

 

한번은 아주 정신 없이 뛰는 개를 앞에 놓고 눈을 맞춘 후에 개에게 조용한 말로 몇 마디 하니 즉시에 개가 넙죽 엎드리며 꼼짝하지 않으며 자리를 지킨다.  내 눈으로 TV를 보면서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개가 저렇게 바뀔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내가 기르는 개에게 해본다.  우선 그 사람이 개에게 무엇이라 말했는지 모르니까 나는 농담으로 너 말 안 들으면 보신탕 감이야.라고 귀에다 속삭여 본다.  결과는 단 10초도 못 지나서 짖고 뛰면서 정신이 없다.  당연히 기대도 없이 한 짓이니 만약 개 귀에다 대고 막 짖어봐 라고 조용히 말 했어도 내 개는 얌전히 않아 있었을 것이다.  즉 내가 무슨 말을 했건 상관없이 그냥 개는 잠시 있어주고 곧장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반면에 Cesar가 주문을 외듯이 개의 귀에다 하는 몇 마디는 잠시가 아닌 영구적 명령이 되어버린다.  당연히 TV에서 잠깐은 맛보기이지만 개와 Cesar가 만나는 것은 그 개로 하여금 인()생에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무슨 관계인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일단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그 후에 Cesar가 가르치는 대로 주인이 훈련을 시키면 어떠한 천방지축 개도 졸지에 주인에게 복종하는 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내 눈으로 직접 봐도 믿어지지 않는 이 장면은 거의 매주 TV를 통해서 접한다.  그러면서도 내 개를 가르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나와는 상관없는 사건으로 넘겨버렸다.  마찬가지로 TV에서 몇 채널을 넘기다 보면 기독교 방송이 나오는데 황당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목사님들이 성경말씀 몇 마디 하고 믿으라고 하면서 안수를 하는데 뒤로 벌렁벌렁 나가 자빠진다.  그리고 절대 못 고치던 질병이 방금 나았다고 간증을 하면서 헌금을 독려한다.  하도 이런 방송을 자주 보니까 나의 영적 안테나가 둔해졌는지 동조나 반감도 없는 무반응 상태로 그냥 지나친다.  그러면서도 얼마 전 아내가 신장을 이식수술을 받는 동안에 상당히 많이 기도를 했다.  아마도 치유에 은사가 있는 어떤 목사나, 장로가 주위에 있었다면 부지런히 좆아 갔을 것이다.  그런데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회복 단계에 들어가니까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얼마 전 우리 동네에 치유사역으로 잘 알려진 손XX 장로라는 분의 치유집회가 있었다.  과히 관심은 없었지만 주위에 있는 좋은 친구들이 적극 권유해서 참석을 했었다.  친구들이 특별히 배려를 해줘서 장로님과 일대일로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기도도 받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다 보니, 이틀이나 연속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됐다.  초청한 집에서 항상 식사 대접을 한 후에 다른 방으로 강사님을 모시고 가서 집 주인과 특별한 기도와 교제 시간을 갖는 것을 보면서 꼭 밥값을 해야 하나?라고 부정적 표현을 했었다.  그리고 어차피 전날 기도를 다 받은 분들이 왜 그것이 모자라던지 아니면 하나님의 치유를 빨리빨리 받으려는지, 기도도 곱절로 받으려 하는 것도 좀 못마땅하게 보였다.  이처럼 순회하는 부흥회, 집회 강사들이 성도의 집을 방문해서 교제를 나누고 그 집 식구들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만 있는 문화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내가 존경하는 캠브리지 7 중에 한 분이었던 C.T. Studd 선교사의 간증이 기억난다.  아주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그가 어렸을 때 집에 어떤 순회 설교자가 집에 초청되어 왔었다.  그 목사가 Charles 에게 예수를 믿냐고 묻고 또 다그쳐 물었을 당시 상황을 회고 하기를 "나는 무릎을 꿇으면서 하나님에게 감사하다고 고The Cambridge Seven백했다.  그때에 평화와 기쁨이 나의 영을 덮었다.  영생이라는 것을 경험했고  메마른 것으로만 느껴지던 성경에 말씀이 모든 것으로 바뀌었다. 이것을 읽으면서 갑자기 며칠 전에 목격했던 집회의 장면이 생각났다.  동시에 Cesar가 개 귀에다 속삭이듯이 이야기를 할 때 무릎을 꿇고 복종하는 개들도 눈 앞을 선하게 스쳐갔다.

 

이처럼 집에 초청된 설교자에게 개인적 도전을 받아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역에 뛰어들어서 “교회의 종소리가 들리는 마당 안에서 살기보다, 나는 지옥의 마당 안에 구조 사역지를 운영하고 싶다”라는 사역자가 되었다. 아버지가 남겨준 유산 29,000파운드 (지금 가치로는 수천만 달러)는 즉시 무디, 뮬러, 홀랜드, 턱커 등 당시에 하나님에 일하는 일꾼들에게 각각 5,000 파운드씩 나누어 주면서 모든 필요는 하나님이 적시에 내려 주신다는 “믿음사역 (Faith Mission)”을 몸소 실천하였다.

 

손 장로님의 치유사역을 통해서, 어떻게 하나님을 믿게 되었는지를 따지기 전에 진정한 만남이었는가를 더 중요시 하게 되는 동기였다.  간단한 안수기도와 뒤로 넘어지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확실한 메시지를 듣고 이해하며 뚜렷한 만남을 입으로 시인하면서 계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갈 때 하나님은 완전히 복종하는 사역자를 만들어주시는 것이다.  나 자신도 이제부터는 무턱대고 색안경을 쓰고 볼 것이 아니고 진정한 만남의 기회를 제대로 포착해야겠다. 

 

언제 기회가 주어지면 우리 개도 Cesar Dog Whisperer에게 안수기도를 받도록 해서 ‘복종하는 개’를 만들어야겠다.